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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해적질은 문화의 미래다: 붕괴 이후 미디어 보존에 대한 사변 (애비게일 드 코스닉)

아마도 독자 2024. 8. 4. 15:50
-이는 Third Text지 34호(주제는 '아마추어리즘')에 실렸던 Abigail De Kosnik의 Piracy Is the Future of Culture」을 번역한 것이다. 초반에 실린 이미지는 원문에 없는 것으로서, 헬레나 헌터와 마크 피터 라이트의 작품 <결과의 캐비넷>의 일부이다. 

-주석은 PC로 봐야 오류 없이 볼 수 있습니다.

-오역에 대한 코멘트는 언제나 환영입니다.

크리스 스미스(Chris Smith) 감독의 2009년 다큐멘터리 <붕괴 Collapse>에서, 탐사 저널리스트 마이클 루퍼트(Michael Ruppert)는 목전에 다다른 화석 연료의 고갈을 포함한 많은 요인들로 인해 산업화된 인간 문명의 대규모 붕괴가 시작되었다고 경고한다. 루퍼트가 주장하길, 근대 사회는 탄화수소 연료에 의해 가능해졌으며 또 그것에 심히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석유의 종말은 근대 사회의 종말을 의미할지도 모른다. 여기서 곧 닥쳐올 붕괴에 대한 루퍼트의 묘사를 살펴보자.

상황은 와해되는(break up) 것이 아니라 고장 난다(break down). … 우편은 배달이 중단된다. 항공 교통 관제사는 급여를 받지 못해 … 비행기가 날지 않는다. 교량과 고속도로 점검은 시행되지 않는다. 식의약품 검사는 시행되지 않는다. 유지보수는 [보류]된다. 법률 집행은 작동을 멈춘다.[각주:1]

 2014년 명백한 자살로 생을 마감한 루퍼트는 종종 음모론자 그리고 편집증적 괴짜로 불렸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201811월만 해도, 기후 재난의 수와 규모에 있어서의 증식; 시리아,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여타 지역에서의 전쟁과 계속되는 폭력으로 인한 대규모 난민 위기;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에서 백인 자민족중심적이고 국민국가주의적인 (-이민) 정부가 우위를 점한 것; 멕시코에서의 마약 카르텔 전쟁; 그리고 남반구와 북반구 수십억 인구 모두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금융 불안정성과 빈곤은 루퍼트가 말했듯 현재의 세계 질서 혹은 패러다임이 옮겨가고 있다는 것을 통틀어서 보여주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작가이자 비평가인 지오딘 사르다르(Ziauddin Sardar)2010년의 논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포스트노멀(postnormal) 시대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포스트노멀 시대는 신뢰할 수 있거나 우리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이 세상에 거의 없는 시대입니다. 에스피리투 델 템포(espiritu del tiempo), 즉 우리 시대의 영혼은 불확정성, 급격한 변화, 권력의 재배열, 격변과 혼란스런 행동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습니다.”[각주:2]

 이 글에서, 나는 내 주요 연구 영역 중 하나인 미디어 아카이빙에 있어 붕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사변할 것이다. 붕괴 기간 동안 그리고 그 이후에 디지털 미디어디지털 형식으로 탄생했든, 아날로그 형식으로 탄생해 추후에 디지털화 되었든, 책과 출간된 텍스트의 다른 형식들, 음성 녹음,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디오 게임, 소셜 미디어 컨텐츠 등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리고 붕괴 기간 동안 아마추어 아키비스트들은 디지털 문화를 보존하는 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나는 붕괴가 반드시 종말론적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시작하려고 한다. 붕괴가 인간 현존의 종말이라거나, 붕괴가 인간의 끝없는 비참함을 의미할 것이라고 상정하는 붕괴 이론가는 없다. 예를 들어, 루퍼트는 붕괴를 이행기로 특징짓고 그 기간 동안 낙관과 용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큐멘터리에서 그는 느린 붕괴보다는 빠른 붕괴에 대한 희망을 표현하는데, 왜냐하면 빠른 붕괴는 인프라구조하수관, 교량, 도로 등를 그대로 남길 것이며, 인간들은 인간 사회의 새로운 형식을 건설하기 위해 그 인프라구조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루퍼트가 말하길,

 우리는 이행기에서 살아남아야만 한다. … 이 이행기는 20년에서 50년 혹은 100년 그 사이 어딘가 정도 지속될 것이라 예상된다. 일종의 안정적인 문명화가 등장하기 이전에 말이다. … 그러니 패닉에 빠지지 말자. … 우리를 구해줄 것은 공동체다. … 당신은 부족 혹은 가족의 일원으로서 생존하게 될 것이다.[각주:3]

 다른 붕괴 이론가도 있는데, 바로 하와이 대학교 마노아 캠퍼스의 정치학 교수이자 하와이 미래학 연구센터 소장인 짐 데이터(Jim Dator). 1979년에, 데이터는 어떤 사회에서든지 가능한 네 가지 미래라는 개념연속, 붕괴, 규율, 변형을 발표했다.[각주:4] 첫 번째 미래인 연속은 자본주의가 욕망하는 미래, 즉 현존하는 시장, 체계, 그리고 기술의 끝없는 성장과 점진적 개선이다. 세 번째 미래인 규율은 환경 운동과 사회주의자들이 욕망하는 미래이다. 여기서 자원은 사회의 가치와 우선순위에 발맞추는 방식으로 관리되고 분배되어야 한다. 네 번째 미래인 변형은 기술 산업과 스타 트렉 같은 기술 유토피아주의적인 SF 우주의 팬들이 욕망하는 미래이다. 인간 사회가 엄청난 유전적 진보와 장거리 우주 탐험을 위한 뛰어난 기술을 설계하게 되면 이 사회는 더 나은 방향으로 급진적으로 변화될 것이다. 누구에게도 바람직한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 혹은 적어도 현존하기 때문에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우발상황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은 오직 두 번째 미래인 붕괴이다. 하지만, 데이터는 붕괴가 큰 불안을 야기할지는 몰라도 그것이 모든 면에서 부정적이진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붕괴의 미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묘사되지 않으며 그래서도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인 무한 경쟁의 종말을 환영하며 더 단순한 생활방식을 갈망한다. 게다가, 모든 재난에는 패배자만큼이나 승자도 존재한다.”[각주:5] 비평가이자 이론가인 프레드릭 제임슨(Fredric Jameson)이 주장했듯, 현재 자본주의는 매우 굳건하고 지배적이어서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보다 세상의 종말을 상상하는 것이 더 쉽다.”[각주:6] 하지만, 데이터는 붕괴가 나타내는 기회를 가리킨다. 붕괴는 경제적인 무한 경쟁,’ 혹은 영원히 불충분해 보이는 임금을 위해 끊임없이 노동하라는 명령, 즉 대다수의 노동자들이 오늘날 자본주의를 경험하는 방식을 끝장내버릴지도 모른다.

 나는 루퍼트와 데이터가 주로 고려한 것이 산업화된 사회’(루퍼트의 어구)의 미래이지, 자신들 사회의 붕괴를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나는 두 번이나 식민지화된 군도인 필리핀 출신이며, 외국인들이 당신의 해안에 상륙하고, 당신의 토지와 수역을 탈취하고, 당신의 언어를 금지하거나 외국인들의 언어를 우월한 언어 및 공용어로 확립하고, 당신의 이름을 바꾸고, 수백만을 살해하고 상해를 입히고, 당신이 그들의 종교로 개종케 하고, 당신의 경제적, 정치적 그리고 문화적인 체계의 통제권을 장악하고, 당신을 인간이하로 낙인찍고, 피부색에 의한 차별과 여타 인종적/민족적이고 국민국가적인 위계를 부과할 때, 당신의 사회가 붕괴를 알게 된다는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식민화된 국가에서 온 사람들, 혹은 제노사이드와 강제 이전을 겪은 토착인들, 혹은 이전에 노예화된 사람들에게, 붕괴는 우리의 개인적, 가족적, 공동체적, 그리고 민족적인 역사에서 중요한 하나의 사건이다. 또한 오늘날 다른 사회들에 비해 더 많이 혹은 더 깊게 붕괴의 상태에 있다고 여겨질 수 있는 많은 사회들도 있다. 전쟁으로 인해 조각난 시리아, 계속되는 경제위기와 시리아를 탈출하는 난민들로 포화상태에 있는 그리스, 20179월 허리케인 마리아 이후의 푸에르토 리코, 이는 극히 일부만 말한 것이다.

 붕괴를 이미 겪었거나 겪고 있는 이 사회들의 목록은, 근래에 급진적인 이행이나 박탈을 겪지 않았던 공동체의 인구들, 그리고 이런 고통을 상상하기 위해 식민화, 제노사이드, 노예제, 전쟁, 혹은 환경 재해라는 실제 역사가 아니라 미래학이나 예언에 의존해야만 하는 인구들의 특권을 알게 해준다. 붕괴 이론을 이해하는 다른 방법은, 북반구가 오랫동안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경험하도록 떠민 것과 같은 정도의 탈안정화와 불확정성을 그 자신이 마주하게 되는 국면을 표기하는 용어로서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루퍼트와 데이터가 묘사하는 붕괴는 북반구 혹은 남반구에 국한되진 않을 것이다. 붕괴는 전 지구적인 붕괴일 것이다. 전 지구적인 붕괴는 어떤 집단의 사람들이든 간에 그것을 모른 상태로 놔두거나 그것의 도전으로부터 자유롭게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좀 더 구체적으로 붕괴에서 살아남는 디지털 문화라는 문제로 돌아가고자 한다. 로그 아카이브 Rogue Archives에서, 나는 문헌정보학(Library and Information Science, LIS) 전문가들 사이에서 돌고 있는 디지털 암흑기담론을 요약했다. “[문헌정보학 전문가]들이 주장하길, 현재의 역사적 국면은 디지털 암흑기일지도 모른다. 이 시기에 미래의 세대들은 (종이 같은 좀 더 오래된 기술의 수명에 비해) 현재의 디지털 플랫폼, 디바이스, 애플리케이션의 짧은 수명으로 인해 기록이 부족해질 것이다.”[각주:7] 디지털 미디어의 아카이빙은 언제나 문제적이었으며, 많은 디지털 문화와 디지털화된 문화는 매일 발생하고 있는 손실과 함께 이미 사라져 가고 있다. 전 지구적인 디지털 인프라구조가 탄탄한 시기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붕괴로 인해 인프라구조가 약화되고 흔들리기 시작하면 데이터의 손실은 얼마나 커질까?

 디지털 데이터가 불확실한 미래에서 살아남을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가지 예측은, 살아남게 될 데이터가 공식적인, 제도적인 아카이브에 보관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점이다. 붕괴 와중에도 그대로 유지되고 접근 가능한 채로 남을 많은 디지털 문화는 아마추어, 즉 문헌정보학 전문가들이 아닌 이들에 의해 보존될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디지털 문화는 동시대의 문화 산업이 해적이라 칭하는 사용자들, 즉 어떤 지적재산권 법이든 노골적으로 무시하며 디지털 파일을 업로드하고 다운로드하는 P2P 파일 공유 프로토콜의 사용자들에 의해 보존될 것이다.

 『로그 아카이브에서, 나는 디지털 문화가 빠른 속도로 대량으로 생산되고, 그것의 대다수가 아마추어 생산(특히 주류의 상업적인 문화 텍스트에 대한 논평, 그리고 그것의 리믹스)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원자/아마추어/해커/해적/에 의해 설립되고 운영되는 인터넷 아카이브가 증식해 왔다고 주장했다.[각주:8] 다른 말로 하면, 공식적인 문화유산 기관이나 보존 기관에서 일하고 있지 않은, 문헌정보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이 무료이면서 개방적인 디지털 가공물보통은, 자신들이 속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산출물의 온라인 아카이브를 창조하고 운용할 책임을 떠맡아 왔다. 자신들의 하위문화, 자신들의 집단적인 창조성, 역사 그리고 생활세계를 가능한 한 많이 보존하고 그런 보존된 자료를 가능한 한 많은 미래의 사용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길 희망하면서 말이다. 아마추어 아키비스트들은 아마추어 생산을 보존하기 위해 자신들의 무불 노동(free labour)을 기부하고 있다. 여기서 나는 이전 주장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자 한다. 아마추어 아키비스트들은 공식적이고 산업적으로 만들어진, 상업적 생산 역시 보존하고자 자신들의 무불 노동을 기부한다. 전자의 아마추어 아키비스트 집합은 아마추어 생산의 저장소를 유지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그들을 팬-아키비스트(fan-archivists)라 부를 수 있다. 후자의 아마추어 아키비스트 집합은 산업적인 대중매체 생산의 사본을 다운로드하는 사람들로서, 우리는 그들을 해적-아키비스트(pirate-archivists)라 부를 수 있다.

 온라인 팬 아카이브는 집중화되어 있는데, 그것은 (텍스트, 이미지, 사운드 혹은 비디오를 포함하는) 디지털 파일의 세트가 하나의 서버 혹은 서버 어레이에 보관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용자들은 (보고 싶은 타이틀, 즉 일반적으로는 하이퍼링크로 포맷화된 타이틀을 클릭함으로써) 서버로부터 파일들을 불러와 자신들이 원하는 작품들에 접근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온라인 해적 아카이브의 대다수는 탈집중화되어 있다. 해적질된 컨텐츠는 주로 사용자의 개인적인 하드 드라이브나 서버에 저장되며, 중심 저장소에서 전달되기 보다는 사용자 대 사용자, 혹은 피어(peer) 투 피어로 전송된다. 개별 사용자 혹은 소규모 사용자 집단에 의해 운영되고 유지되는 개별적이고, 고도로 개인화되어있고, 셀프 큐레이팅된 아카이브들은 인터넷 해적 문화에 존재하는 유일한 콘텐츠 아카이브다. 얻을 수 있는 파일들을 목록화한 웹사이트인 트래커(Trackers)’는 사용자로 하여금 토렌트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해주는데, 이 토렌트 파일은 비디오, 오디오, 텍스트, 혹은 소프트웨어 파일을 다운로드하고 싶은 욕망을 동료 사용자들에게 내비치는 데에 사용될 수 있는 작은 파일이다. 토렌트 파일을 통해 피어들에게 파일에 대한 흥미의 신호를 보내고, 이미 파일을 가지고 있는 피어들로부터 그 파일의 다운로드를 개시하고, 그 파일을 요구하는 다른 피어들에게 업로드하는 것을 가능케 한 기술적 프로토콜은 비트토렌트(BitTorrent) 프로토콜이라 불린다.[각주:9] 하지만, 이런 토렌트 트래커들은 그 자체로 원하는 콘텐츠로 직접 이어지지는 않는다.

 해적 아카이브의 탈집중화, 즉 파일 공유의 전체 시스템이 다양한 사이트에 저장된 많은 사본들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콘텐츠 소멸과 소실에 맞서는 수단인) 중복성과 미러링이 인터넷 해적 문화에 구축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러 사이트를 유지하고 있는 온라인 아카이브라 하더라도, 집중화된 아카이브는 콘텐츠가 언제나 이미 복사되어 있고 분산되어 있는 탈집중화된 아카이브에 비해 비상사건에 더 취약하다. 해적 아카이브가 언제나 탈집중화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2004년에 공개되어 2012년 법원 명령으로 폐쇄된 유명한 해적 이북(e-book) 아카이브였던 LNU(이전에는 이북스클럽과 기가피디아로 불렸던 Library.nu)는 일련의 단일 서버에서 보관되었으며 중앙에서 관리되었다. 데니스 테넌(Dennis Tenen)과 맥스웰 폭스만(Maxwell Foxman)은 탈집중화된 저장소에 비해 집중화된 저장소가 가지는 불안정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 사례를 이용한다. 이들이 쓰길,

 라이브러리 표준에 비해 비교적 간결한 LNU/기가피디아의 존재는 연방화된 라이브러리 모델의 약점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 사이트는 출판 산업의 분노를 사지 않는 한에서 번성했다. 사이트의 관리상 구조에서의 중복성 부족은 서버 수준에서의 중복성 부족과 병행했다. 당국이 사이트 운영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게 되자마자 … 프로젝트는 돌이킬 수 없이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시스템의 단일 원점은 또한 단일한 실패 지점임이 드러났다.[각주:10]

 테넌과 폭스만은 집중화된 LNU/기가피디아의 짧은 수명과 알레프(Aleph)라 불리는 다른 그림자 라이브러리의 지속을 비교하는데, 알레프는 집중화된 아카이브에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비트토렌트 P2P 프로토콜을 이용함으로써 사용자가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해준다. 테넌과 폭스만이 주장하길,

 분산 아키텍처는 [LNU/기가피디아 같이] 연방화된 이전 모델에 비해 알레프에게 중요한 이점을 부여한다. 만약 알레프 서버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어도 아카이브는 비트토렌트 네트워크의 ‘클라우드 안에’ 살아남아 있을 것이다. … 그리고 만약 알레프 라이브러리 포털 그 자체가 작동을 멈추어도 다른 미러들이 빠르게 그 자리를 대신할 것이다(그리고 보통은 그렇게 한다).[각주:11]

 즉, 복수의 장소를 가진(multiply-sited) 아카이브는 단일한 장소를 가진(singly-sited) 아카이브만큼 쉽게 무너지지 못한다. 복수의 장소를 가진 아카이브는 실제로 하나의 사이트(site)’가 전혀 아니며, 오히려 사용자들 간의 마주침을 촉진함으로써 이들이 콘텐츠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만들고, 개별적으로 각각의 사용자들을 이 파일들의 사본을 가진 소유자이자 아키비스트로 만든다. 하나의 서버를 보관하고 있는 하나의 건물은 상당히 쉽게 파괴될 수 있지만, 네트워크는 그럴 수 없다. 이런 비교는 (LNU/기가피디아의 운영을 중지케 했던) 소송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붕괴의 경우에서도 참이다. 붕괴에서, 갑작스럽고 심하기까지 한 기후 관련 재난, 통신과 여타 유형의 인프라구조의 전력난과 고장은 집중화된 디지털 아카이브를 근본적으로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다시금 말하자면, 아카이브가 세 가지 분리된 지역에 미러링된다 하더라도 전 지구적인 붕괴는 세 개의 모든 서버가 빠른 쇠퇴 혹은 말소를 겪게 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한 장소/사이트인 것이 아니라 함께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 많은 개별 아카이브로 구성된 해적 아카이브의 경우에, 붕괴의 조건은 수천 또는 수백만의 사용자 서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지만 사적으로 소유된 일부 서버와 드라이브는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데이터 파일 형식으로 된 영화, TV 시리즈, 책과 논문, 비디오 게임과 여타 미디어 텍스트들로 채워진 이런 개별적인 해적-아키비스트들의 하드웨어 유닛들이 단순히 수 년 동안 비활성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하더라도, 이것들이 건조하고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환경 내에 존재한다면 문화적 아카이브로서 살아남을 것이다. 모든 토렌트 트래커 사이트가 작동을 멈출지 모르지만, 소프트웨어 코드를 작성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살아있는 인간이 있는 한 이들은 새로운 트래커를 구축하고 붕괴 기간 동안 작동중인 모든 디지털 네트워크에서 이 트래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를 저장하고 있는 사용자들이 다시 한 번 서로와 연결되어 파일을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면서 말이다. 이런 방식으로, 디지털 문화는 살아남을 것이다. 이런 예측은, 네트워크화된 컴퓨팅 시스템을 회집하고 작동시키는 데 필수적인 지식과 자료들이 붕괴에서도 계속될 것이라 가정한다. 하지만, 이어질 내용에서 나는 이런 능력들이 지속되지 못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할 것이다.

 붕괴 시의 디지털 문화의 미래에 대한 이런 사변에 영감을 주는 한 가지 사실은 다음과 같다. 바로, 붕괴 담론이 이미 미디어 소비와 미디어 생산의 세계 모두에 만연해 있다는 사실이다. 테넌과 폭스만이 알려준 바에 따르면, 책 해적 아카이브인 LNU/기가피디아가 폐쇄되었을 때 인터넷 포럼의 많은 사용자들은 “LNU/기가피디아의 종말고대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화재와 비교했다. 이들은 임금이 낮고, 도서관이 빈약하며, 지난 30년 동안 출판된 학술 문헌이 거의 없는 발칸 반도의 사람들에게 사이트의 폐쇄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해 쓴 한 사용자의 논평을 인용한다. “마케도니아와 발칸 지역 같은 국가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이는 종말론적인 규모의 재난이다! 나는 요즘 진심으로 암흑기가 목전에 다가왔다고 느낀다.”[각주:12] 테넌과 폭스만은 다른 유사한 몇몇 포스트들을 인용하면서, “기가피디아 및 유사 사이트들은 국제 시장에서 충족되지 않은 요구를 충족시켜 정보 접근에 대한 전 지구적인 불평등을 바로잡았다[각주:13]고 주장한다. 따라서, 해적 아카이브의 소멸은 방화벽에 의해 보호를 받는 콘텐츠에 대한 비공식적인 접근에 의존하는 영역에서 종말론적 재난,’ 즉 정보 경제의 붕괴처럼 느껴질 수 있다. 이런 논평들은 붕괴의 상황이 이미 전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감지되었고 감지되고 있다는 아까의 요점을 두드러지게 한다.

 붕괴 담론은 주류 미디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주류 미디어는 수십 년 동안 콘텐츠 해적들에 의해 발생하는 총체적인 황폐화에 대한 두려움을 표출해 왔다.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은 저서 자유 문화 Free Culture에서 해적질이 할리우드를 죽일 것이라는 자주 반복되는 주장의 역사를 추적하며, 미국영화협회(the Motion Picture Association of America , MPAA)의 오랜 회장이었던 전임 회장 잭 발렌티(Jack Valenti)VCR부터 인터넷까지의 모든 복제 기술을 바이러스성 질환, 대량 살해범과 테러리스트에 비유했다는 것에 주목한다.[각주:14] 발렌티와 그 이후의 많은 창조 노동자와 기업 간부들은, 발렌티가 성공적으로 로비한 정치인들과 함께 다음과 같은 생각을 전파했는데, 바로 영화의 무단 복제와 저장, 더 나아가 모든 기록된 미디어가 창조 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물리적 기록물의 판매와 홈 비디오 대여 및 판매가 디지털 기술의 부상으로 인해 상당히 위축되는 동안 미디어 제작자들은 디지털 유통에 기반한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했다. 이런 디지털 유통방식은 음악 및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광고와 구독, 온디맨드, 음악 및 비디오의 단일 타이틀 구매 및 대여 방식, 예술가들을 위한 온라인 머천다이즈 판매 및 크라우드 펀딩 같은 것이었다. 영화 표 매상액이나 음악 콘서트 티켓 판매 같은 좀 더 오래된 수익원은 지난 2년 동안 새로운 역사적 기록을 성취했다. (하지만 이는 아마도 판매된 티켓수의 증가보다는 가격 인상 탓일 것이다.)[각주:15] 이와 마찬가지로 학술출판계 역시 해적질에 대해 논할 때 붕괴 시나리오를 받아들였다. 학술적 출판물을 유통시키는 사이-허브(Sci-Hub) 같은 해적 사이트의 높은 사용량이 출판 산업의 갑작스런 총체적 붕괴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는 스튜어트 로슨(Stuart Lawson)의 작업에서 볼 수 있듯 말이다.[각주:16] 산업적인 사업 모델이 디지털 기술의 출현으로 인해 지장을 받긴 했으나, 영화에서부터 학술적인 저널 논문들에 이르는 미디어 콘텐츠의 범주 중 어떠한 것도 해적질로 인해 생산되거나 판매되기를 멈춘 적이 없었다.

 미디어 해적질로 인해 붕괴되어 왔던 것혹은 더 정확히 말해서, 애초에 발전할 기회가 결코 없었던 것, 공식적인 문화적 기관이 디지털 문화의 탄탄한 아카이브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오디오 아키비스트인 사무엘 브리로스키(Samuel Brylawski)는 국회도서관의 의뢰를 받은 2002년의 보고서에서, “오늘날 음반 회사들이 냅스터 같은 프로그램에 의해 번식하는 만연한 음악 파일 교환에 의해 타격을 입었다고 느끼기때문에 기관 아카이브와의 보존 사업 협력을 거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브리로스키가 쓰길, “사실상 현재에, 저작권 법, 특히 디지털 해적질을 줄이기 위해 제정된 법은 적법하고 필수적인 보존 기능을 금할 수 있다.”[각주:17] 메리 아이디(Mary Ide) 등의 사람들은 같은 보고서에서, 아카이브 기관에 의한 합법적인 텔레비전 디지털 아카이빙을 아주 힘들게 만드는 디지털 저작권 관리(DRM)의 복잡성을 그려낸다.[각주:18] 제롬 P 맥도너(Jerome P McDonough) 등의 사람들은, “기술적 보호조치를 무력화하는 것을 금지하는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은, 도서관으로 하여금 디지털 저작권 관리와 복제 방지 수단을 사용하고 있는 게임의 보존 사본을 만들기 어렵게 한다[각주:19]고 지적한다. 요약하자면, 해적질이 자신들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미디어 산업이 가지는 두려움의 한 가지 결과는 다음과 같다. 박물관, 도서관 및 아카이브는 디지털 작품이나 디지털화된 작품을 적절히 보관할 수 없었으며, 이로 인해 이런 생산물들은 전 지구적인 붕괴라는 사건에 있어 소멸할 위험이 커졌다는 것이다. 전문적 아키비스트들이 문화적 텍스트를 합법적이고 디지털적으로 복제하고 이동시키는 데에 애를 먹었다면, 해적 아키비스트들은 디지털 문화 파일의 개인적 콜렉션을 구축해 이를 온라인에 무료로 공유함으로써, 이런 파일들의 다양한 정밀 사본이 전 세계적으로 저장될 수 있게 했다. 이렇게, 해적 아키비스트들은 본질적으로 대안적인 문화 보존 시스템이랄 것을 구축했는데, 이 시스템은 희망컨대 사회적 규범과 인프라구조가 대규모로 와해되는 사건에서 디지털 텍스트를 위한 부가적인 보호 장치로서 기능할 것이다.

 자본주의는 디지털 보존에 반하여 작동하는 경향을 띈다. 제임스 뉴먼(James Newman)이 쓰길, “게임 산업은 미래의 혁신과 진화를 판매하기 위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효과적으로 닳게 하는사업적 모델 및 담론적 실천에 본질적으로 토대를 두고 있다.”[각주:20] 문화 산업의 가장 강력한 명령들 중엔, 계획된 구식화 그리고 더 나아가 상품의 삭제, 또 옛 상품을 새로운 상품으로 끊임없이 대체하는 것들이 있다. 이런 명령들은 문화유산 시스템의 보존주의적 명령들과 정반대에 서 있다. 레식은 중고 서점과 도서관이 책에 부여한 두 번째 삶의 중요성에 대해 쓰면서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한다.

[책의] 그 두 번째 삶은 문화의 전파와 안정성에 있어 극도로 중요하다. 하지만 점점 더, 창조적 재산의 안정적인 두 번째 삶에 대한 모든 가정은 20세기와 21세기 대중문화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들과 들어맞지 않는다. 이것들―텔레비전, 영화, 음악, 라디오, 인터넷―에, 두 번째 삶에 대한 보증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문화에서 접근 가능한 것은 오직 특정하게 한정된 시장이 요구하는 것이다.[각주:21]

 레식이 강조하는 것은, 인쇄된 책이 최초로 판매된 지 오랜 이후에도 순환되고 새로운 사용자들에게 계속해서 도달할 수 있는 반면에 전자 미디어 생산물을 위한 장소에는 같은 종류의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미디어 생산 회사들은 좀 더 오래된 타이틀을 판매함으로써 유의미한 수익을 얻지 못하며, 또한 회사들이 이런 작품들의 디지털 복제를 막기를 고집해 도서관이 포괄적인 작품 컬렉션을 구축하지 못하게 만든다거나 이 작품들이 판매가 중지된 이후에도 무료로 접근 가능하도록 만들지 못하게 하기 때문이다.

 『로그 아카이브에서, 나는 미디어 시간팬 시간사이의 구분에 대해 말하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된 타이틀에만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미디어 소비를 끊임없는 현재로서 생각하지만, , 특히 팬 아키비스트들은 미디어 생산물이 판매 기록에서 떨어져 나가고, 영화관에서 내려가고, 혹은 방송되거나 스트리밍되기를 멈춘 오랜 이후에도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참여를 즐기면서 다른 시각척도에서 미디어 텍스트들을 사용한다.[각주:22] 팬 아카이브(팬 작업물의 아카이브)와 같이, 해적 아카이브(공식 미디어 작업물의 아카이브)는 미디어 상품의 수명이 시장이 명령하는 것을 넘어 길어지는 데에 복무한다. 해적 아카이빙은 여러 시기의 디지털 문화와 디지털화된 문화를 수집하고 공유하려는 노력에 있어 자본주의로부터 멀어진다. 자본주의가 문화 보존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지속가능성 노력에 반하여 작동하기 때문에, 우리는 생태적 보호 노력과 수공예의 최근의 부활과 함께 해적 아카이빙을 다음과 같이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재앙적인 삭제와 소멸을 초래하는 자본주의의 궁극적인 정점에 저항하는 보루를 제공할지도 모르는 느슨하게 연결된 전승 계획 운동의 모든 부분으로서 말이다.

 붕괴 시대의 미디어의 미래에 대한 이런 사변이 낳은 것은 P2P 아마추어리즘의 장기적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다. 히어트 러빙크(Geert Lovink)가 논하길, P2P 유통은 비디오, 예술, 음악, 게임, 그리고 책을 돈을 받지 않고 만들어 온라인에 공유하는 일군의 아마추어 창작자들이 프로가 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러빙크가 쓰기를, “P2P 네트워크가 많을수록, ‘불안정한창조 노동자가 아마추어화의 함정에서 빠져 나올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각주:23] 하지만, 아마추어리즘을 함정으로 만드는 것은, 전문가 계급을 둘러싸고 있는 빈틈없는 경계, 특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 의한 만연한 무불 노동의 착취, 그리고 동시대 자본주의가 디지털 문화에 부과한 지적 재산에 대한 비좁은 정의이다.

 붕괴는 많은 사람들, 공동체들, 공간과 시스템들에 재난을 가져올 것이지만, 붕괴는 또한 자본주의의 종말을 가져올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종말은 팬의 창의적 생산, 팬 아카이빙과 해적 아카이빙 같은 오늘날의 붕괴 이전의(혹은 붕괴 초기의) 아마추어 실천에 대한 광범위한 가치인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아니스 밀로나스(Yiannis Mylonas), 파일 공유 네트워크가 어째서 다양한 사람들의 열정적이고, 협력적이고, 자발적인 일에 의해 생산되는 공간인지, 그리고 이런 네트워크가 어떻게 기술적 생산물이라기보다는 예술적 생산물에 더 가까운 특정 종류의 공예를 형성하는지에 대해 쓴다. “사이버스페이스의 개방적인 본질, 그리고 틀을 생산할 수 있는 본질은 상상력이 뻗어나갈 수 있도록, 그리고 아마추어 생산이 번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각주:24] 열정, 협력, 자원 활동, 그리고 상상력을 경제적 보상보다 우위에 두는 수백만의 인터넷 팬과 해적들에 의해 매일 발전되고 행해지는 이 일의 에토스는 붕괴 기간 동안 확실히 가치 있는 것이 될 것이며, 붕괴 이전(혹은 초기)의 세계로부터 상속받은 전통의 가운데에 있게 될 것이다. 이 전통은 인간 종으로 하여금 붕괴에서 살아남아 새로운 형태의 사회를 구축할 수 있게 돕는다. 사실, 전문화는 붕괴 이후에 필수적일 것이겠지만, 직업화, 즉 화폐의 보상을 위해 작업하는 것은 역사, 즉 희미하게 기억되는 탄화수소 시대의 일면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붕괴 기간과 그 이후에, 노동은 대부분 혹은 오직 임금에 의해서만 동기부여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장 쉽게 포기할 수 있는 집단들은 아주 재빠르게 일의 새로운 체계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활동 중인 해적 아키비스트들은, 미래의 문화 사용자들이 붕괴 이전과 초기의 생산물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의 상당한 양이 자신들의 하드 드라이브에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관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는 다음을 의미한다. D 마틴 3(John D Martin III)가 경고했듯, 해적 네트워크를 어떤 소비자 집단으로 특징지을 수도 있는 새로운 것 증후군을 해적 아키비스트들이 피해야만 한다는 것. 그리고 해적 아키비스트들이 동시대의 미디어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미디어 역시 다운로드해야 한다는 것.[각주:25] 그리고 해적 아키비스트들은 그들의 컴퓨팅 지식과 기술이 붕괴에서 매우 가치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극심한 긴축과 수입이 거의 없는 시기에 해커들이 아테네의 수천 가구들에 도움이 되는 메쉬넷(meshnet)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것을 그리스로부터 배우고 있다. 메쉬넷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광섬유, 전화, 텔레비전 케이블과 같은 인터넷의 물리적 인프라구조와 서비스가 충분치 못한 공동체를 연결하는 방법과 관련된 라스트 마일문제를 해결하는 네트워크로서, 사용자에 의해 통제되며, 자율적이며, 무료이다. 잡지 <마더 존스 Mother Jones>의 클라이브 톰슨(Clive Thompson)의 보도에 따르면, 이 메쉬넷의 사용자들인 아테네무선도시네트워크(AWMN, the Athens Wireless Metropolitan Network)한 구성원이 영화 한 편을 스트리밍하고 수백 명이 보기 위해 주파수를 맞추는 영화의 밤을 개최했는데, 이 영화의 밤은 공유할 영화의 캐시를 한 구성원이 모아둔 것을 기반으로 하며, 또한 해적 아키비스트들이 붕괴 기간 동안 이웃들에게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모델링했다.[각주:26]

 하지만, 인터넷은 붕괴에서 살아남지 못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에 해적 아키비스트들은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비디오를 업로드하거나 스트리밍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살아남은 소수의 컴퓨터에서 미디어 파일을 재생할 수 있을지도 모르며, 붕괴의 조건에서는 아마도 라디오 기술이 컴퓨팅 기술보다 더 내구성 있고 구축, 유지, 복구가 더 쉬울 터이기에, 라디오에 음향을 송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해적 아키비스트들의 음악,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비디오게임 컬렉션은 새 시대의 해적 라디오 프로그래밍의 일부를 구성할지도 모른다. 아마 미래의 라디오 진행자는 웨스턴 드라마 혹은 공상과학 드라마 혹은 역사 드라마가 어떤 모습인지에 대한 생각을 청취자들이 가질 수 있도록 오래된 시청각 텍스트들의 물리적 행위나 시각장을 말로 풀어 이야기해줄지도 모른다. 어쩌면 구세계의 창조성에서 살아남은 것들은 대규모 공동체의 회합과 행사에서 재생되고 투사될 것이며, 디지털 미디어 파일들은 더 체현적이고 수행적인 형식의 오락과 예술에 초점을 맞춘 이벤트의 한 요소가 될 것이다. 아르노 반 데어 호벤(Arno van der Hoeven)에 따르면 이에 대한 사례는 이미 있는데, 더 이상 매일 혹은 매주 방송하지 않고, 지역 축제에 맞춰 종종 연속적으로 며칠 동안 진행되는 마라톤 방송을 계획하는 네덜란드 해적 라디오 방송국들이 바로 그런 사례다. 호벤이 쓰기를, ‘이는 사회적 이벤트일 뿐만 아니라

공기 중에 퍼져나가는 방송이 환기시키는 느낌으로 인해, 또한 테크노스탤지어의 한 형식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이런 해적들 대부분은 25살이 채 안 됐으며, 부모로부터 교역의 속임수를 학습해왔다. 인터넷 라디오 같은 새로운 기술들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여전히 비합법적 라디오의 지역 유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각주:27]

 오늘날 아마추어 해적 아키비스트들이 다운로드하고 보호하고 있는 것은, 19세기, 20세기, 21세기의 전 지구적 자본주의, 산업화, 자원 추출의 최악의 결과에 직면해야 하지만 여전히 그 시대의 문화 생산물과 테크노스탤지어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미래 사회의 중요한 일부분일 수도 있다.

  1. Michael Ruppert quoted from Collapse, directed by Chris Smith, 82 minutes, released 12 September, and premiered at the Toronto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n September 2009. [본문으로]
  2. Ziauddin Sardar, ‘Welcome to Postnormal Times’, Futures, vol 42, issue 5, 2010, p 435. [본문으로]
  3. Ruppert, quoted in Collapse, op cit. [본문으로]
  4. James A Dator, ‘The Futures of Culture or Cultures of the Future’, in Anthony J Marsella, Roland G Tharp, and Thomas J Ciborowski, eds, Perspectives on CrossCultural Psychology, Academic Press, New York, 1979, pp 369387. [본문으로]
  5. James Dator, ‘Alternative Futures at the Manoa School’, Journal of Futures Studies, vol 14, no 2, 2009, p 9. [본문으로]
  6. Fredric Jameson ‘Future City’, New Left Review 21, MayJune 2003, p 76. [본문으로]
  7. Abigail De Kosnik, Rogue Archives: Digital Cultural Memory and Media Fandom, MIT Press, Cambridge, Massachusetts, 2016, p 46. [본문으로]
  8. Ibid, p 65. [본문으로]
  9. See Mark Scanlon, Alan Hannaway and MohandTahar Kechadi, ‘A Week in the Life of the Most Popular BitTorrent Swarms’, in 5th Annual Symposium on Information Assurance (ASIA ’10): Conference Proceedings, Academic Track of 13th Annual 2009 NYS Cyber Security Conference, (Empire State Plaza, Albany New York, 1617 June 2010), 2010, pp 3236. [본문으로]
  10. Dennis Tenen and Maxwell Foxman, ‘Book Piracy as Peer Preservation’, Computational Culture 4, 2014, http://computationalculture.net/book-piracy-as-peerpreservation/. [본문으로]
  11. Ibid. [본문으로]
  12. Quoted in ibid, emphasis in the original. [본문으로]
  13. Ibid. [본문으로]
  14. Lawrence Lessig, Free Culture: How Big Media Uses Technology and the Law to Lock Down Culture and Control Creativity, New York, Penguin, 2004, p 10, p 76. [본문으로]
  15. See Brent Lang, ‘North American Box Office Hits Record $11.4 Billion’, Variety, 1 January 2017, https://variety.com/2017/film/news/box-officerecord-finding-dory1201950948/; Nancy Tartaglione, ‘Worldwide Box Office Hits Record $39.92 Billion in 2017: ComScore’, Deadline, 31 December 2017, https://deadline.com/2017/12/worldwide-box-officerecord-2017-39-92-billioncomscore-1202234008/; Aventus Protocol Foundation, ‘Concert Sales Hit a Record Global High in the First Half of 2018’, Aventus, 18 July 2018, https://blog.aventus.io/concert-sales-hit-a-recordglobal-high-in-the-firsthalf-of-2018-34d52063e161 [본문으로]
  16. Stuart Lawson, ‘Access, Ethics and Piracy’, Insights: USKG, vol 30, no 1, 2017, p 28. [본문으로]
  17. Samuel Brylawski, ‘Preservation of Digitally Recorded Sound’, in Building a National Strategy for Digital Preservation: Issues in Digital Media Archiving Commissioned for and sponsored by the National Digital Information Infrastructure and Preservation Program, Library of Congress, Council on Library and Information Resources and Library of Congress, Washington DC, April 2002, p 64. [본문으로]
  18. Mary Ide, et al, ‘Understanding the Preservation Challenge of Digital Television’, in Building a National Strategy, op cit, pp 6779. [본문으로]
  19. Jerome P McDonough, et al, ‘Preserving Virtual Worlds Final Report’, Ideals: Illinois Digital Environment for Access to Learning and Scholarship, University of Illinois, 2010, http://hdl.handle.net/2142/17097, p6. [본문으로]
  20. James Newman, ‘Illegal Deposit: Game Preservation and/as Software Piracy’ [20 September 2012], Convergence: The International Journal of Research into New Media Technologies, vol 19, no 1, 2013, p 49. [본문으로]
  21. Lessig, Free Culture, op cit, p 113. [본문으로]
  22. De Kosnik, Rogue Archives, op cit, p 158. [본문으로]
  23. Geert Lovink, ‘OutCooperating the Empire? Exchange with Christoph Spehr’, July 2006, Institute of Network Cultures, Blog: netcritique; http://networkcultures.org/geert/out-cooperating-theempire-exchange-withchristoph-spehr/. [본문으로]
  24. Yiannis Mylonas, ‘Piracy Culture in Greece: Local Realities and Civic Potentials’, International Journal of Communication 6, 2012, p 719. [본문으로]
  25. John D Martin III, ‘Piracy, Public Access, and Preservation: An Exploration of Sustainable Accessibility in a Public Torrent Index’, Proceedings of the Association for Information Science and Technology, ASIS&T Annual Meeting Proceedings, vol 53, issue 1, December 2016, pp 16. [본문으로]
  26. Clive Thompson, ‘How to Keep the NSA Out of Your Computer: Sick of Government Spying, Corporate Monitoring and Overpriced ISPs? There’s a Cure for That’, Mother Jones: Politics, September/October 2013, https://www.motherjones.com/politics/2013/08/meshinternet-privacy-nsa-isp/. [본문으로]
  27. Arno van der Hoeven, ‘The Popular Music Heritage of the Dutch Pirates: Illegal Radio and Cultural Identity’, Media, Culture & Society, vol 34, issue 8, 2012, pp 938–939. [본문으로]